추억의 백수로 사는 썰만화 재밌네
인천 용현동에 사는
Y양이라고 있다.
백수다.
원래 일본어를 전공하고
번역하고 통역하는 일을 했었는데
들어가는 회사마다
망했댄다.
뭐 그것도
사장 말도 들어봐야
확실한 얘기겠지만ㅋ
그러더니
공무원이 되겠단다.
국가는 망할 일이 없으니.
뭐 암튼
Y양은
백수다.
하루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개밥주고
개밥 같이 먹고
조카 유치원 하원시간에 맞춰
조카 픽업하는 일이 전부이다.
예전 리즈시절 때는
각종 준명품과 한정판 제품만 썼는데
백수가 되고 나서는
점점 하위호환되는 제품들을 쓰다가
돈이 없으니 이제는 그마저도
안 한댄다.
(아니 못 한댄다.)
그러다
간만에 가방 하나에 뽐뿌가 왔는데
이거.
신품은 구할 수도 없고
돈도 없어서 중고딩나라를 기웃거리다가
지난 일요일
용현동에서 계양역까지 가서
미개봉 중고 제품을 6만원 주고 사왔댄다.
집에 와서 뿌듯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외출나가셨던 어머니가 들어오더래.
그래서
급하게 장농에 숨겼는데
엄마한테
바로 걸림ㅋ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했다~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걸려서
더 쳐맞음.
백수는 돈 만원도
눈치보며 쓴다.
(최소한 그래야만 한다. 양심이 있다면.)
나 역시 백수다.
내 하루 일과는
보통 아침 9시쯤에 눈을 떠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그냥
누워있는다.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다.
낮잠도 안 잔다. 그냥 누워있다.
누가 카톡으로 연락와서 뭐하냐고 물으면
그냥 숨쉬고 있다고 한다.
상대는 피식거리지만
진짜다.
숨쉬는거 말고는 아무 것도 안 한다.
난 pc나 스마트폰으로
게임같은 것도 안 함.
방에 컴퓨터도 없음
레알임.
그리고 TV도 잘 안 본다.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
8시 뉴스데스크 뿐이다.
그렇게 뉴스를 보고
또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밥도 잘 안 먹는다.
하루종일 한 끼정도 먹는다.
물도 잘 안 마심.
오직 커피만 마신다.
물 대신 커피 마심. 물보다 맛있으니까.
하루에 걷는 총 거리가
50걸음이 채 안된다.
그러다보니 다리가 점점 퇴화하는거 같다.
그래도 커피는 항상 책상에 앉아서
마시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귀찮아
누워서 커피 마시는 스킬을 연마 중이다.
그냥 그렇게
하루종일 멍하니 누워서
폰으로
좀 보다가
가끔 낙서나 하고
그런다.
한번은
엄마랑 차를 타고 어디를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예전에 다른 누군가 때문에
열 받았던 일들을 얘기하는데
라고 하시더라.
(실제로 엄마가 항상 말씀하시는
엄마의 지론이다. 외울지경.)
그게 말은 쉬워도
참 실천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
그럼 엄마는 화날 때 없냐고 물으니
있대.
그렇다더라.
"엄마, 내가 꼭 효도할게."
가끔 댓글 중에
매번 이렇게 종이에다가 하느니
그냥 테블릿 하나 사서
썰 풀라고 하는 게이들이 있던데.
아까 말했지만
내 방에 PC가 없다.
PC는 안방에 있는데
서른 넘은 백수가
아빠 보는 앞에서 컴퓨터로
낙서나 끄적거리기가
쉽지않다.
백수가
보기에는 편해보여도
런 나름의 고충은
다 있다.
백수도 쉽지만은 않다.
아.. 그렇네.
취업이 되면
이러고 살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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